돌죽문학) 현대 사회가 된 돌죽의 세계 24 > 돌죽문학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회원로그인

설문조사

최근 삭제죽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돌죽문학

현대 사회가 된 돌죽의 세계 | 돌죽문학) 현대 사회가 된 돌죽의 세계 24

페이지 정보

작성자 글쓰는유동 작성일19-07-08 09:52 조회488회 댓글0건

본문

00편
https://gall.dcinside.com/rlike/98292
01편
https://gall.dcinside.com/rlike/98336
02편
https://gall.dcinside.com/rlike/98373
03편
https://gall.dcinside.com/rlike/98763
04편
https://gall.dcinside.com/rlike/99233
05편
https://gall.dcinside.com/rlike/99310
06편
https://gall.dcinside.com/rlike/99955
07편
https://gall.dcinside.com/rlike/100348
08편
https://gall.dcinside.com/rlike/100582
09편
https://gall.dcinside.com/rlike/101049
10편
https://gall.dcinside.com/rlike/102174

11편
https://gall.dcinside.com/rlike/102325
12편
https://gall.dcinside.com/rlike/103867
13편
https://gall.dcinside.com/rlike/104842
14편
https://gall.dcinside.com/rlike/109939
15편
https://gall.dcinside.com/rlike/110073
16편
https://gall.dcinside.com/rlike/111767
17편
https://gall.dcinside.com/rlike/111768
18편
https://gall.dcinside.com/rlike/115136
19편
https://gall.dcinside.com/rlike/120437
20편
https://gall.dcinside.com/rlike/120601

21편
https://gall.dcinside.com/rlike/143211
22편
https://gall.dcinside.com/rlike/143722
23편
https://gall.dcinside.com/rlike/146179




지난 이야기 : 만신전에서 어느 정신나간 좀의 신도에게 모욕을 당한 노광(28세, 남, 트로그의 미노타우로스)는 키르케 곱창마당에서 상만(28세, 남, 오카와루의 가고일)과 함께 분을 푼다. 트로그 신도로서 느끼는 모멸감을 토로하며, 상만과 대화하던 노광은 베오그 극단주의자들의 횡포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진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


제 1반의 작업차량 지그문트는 멋들어진 엔진소리를 내며 비탈길을 내려갔다. 오늘 작업은 외곽 지역의 폐교를 철거하는 일이었다. 노광은 업화 철거소의 사원 계정으로 비상용 공간이동 앱에 로그인한 다음, 창문 너머로 아직 개발되지 않은 도시 외곽의 마을들을 바라보았다. 추수가 끝난 가을의 중턱, 곳곳마다 낙엽이 지고 있었다.

" 자네도 고향 생각 나나? "

안전모의 끈 길이를 조절하던 석용이 물었다.

" 촌동네만 보면 생각나죠. 논이고 밭이고 다 그게 거기서 거기잖습니까. "

위로 형이 셋, 누나가 셋인 농군 집안에서 막내로 태어난 그였기에, 논밭만 보면 고향과 가족이 떠올랐다. 추수가 끝나고 작물들을 도시 쪽 사람들에게 납품하는 일도 끝나면, 노광의 아버지는 항상 동네 사람들과 모여 술자리를 가졌다. 노광의 큰형은 아버지처럼 건실한 농군이었고, 노광의 둘째형은 동네에서 가장 학력이 좋다던 보건소의 방유 선생에게 의사 일을 배우며 일찍이 엘리벨론의 신도가 되었다. 노광의 셋째형은 무검회의 자경단 사상에 크게 고무되어 밤중에 집을 나갔고, 노광이 도시로 상경할 때까지도 소식이 닿지를 않았다.

" 저랑 6살 터울이었는데, 누나들 말로는 계속 신앙 갖기를 거부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무검회에 미쳤다고 하더군요. 아마 제가 초등학교 졸업하기 전에 나갔던 거 같은데, 지금은 형처럼 대충 서른넷 정도 될걸요? "

" 행방불명된 형제라... "

석용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으로 우두커니 창 밖을 내다보았다. 운전석에 앉은 양호는 이어폰을 낀 채 전설적인 두 기타리스트, 에드먼드와 지그문트 형제의 곡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조수석에 앉은 사손은 두 쌍의 팔을 각각 다른 방향으로 늘어뜨린 채 곯아떨어져 있었다. 석용은 노광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 신입, 불편하면 대답하지 않아도 되는데... "

석용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 형제를 잃어버린다는 건 어떤 느낌이었나? "

노광은 석용의 굳은 얼굴을 바라보았다. 석용의 딱딱한 회색 비늘은 오늘따라 더더욱 무거워 보였다. 석용은 예전부터 종종 그런 착잡한 표정을 지어보이곤 했으나, 노광은 그것이 과거사 때문이겠거니 하며 굳이 호기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 석용이 먼저 이야기를 풀어내려 하는 건 처음이었다.

" 글쎄... 사실 이렇다할 감흥이 없었습니다. "

노광은 자세를 고쳐 앉으며 말했다.

" 셋째형은 워낙 자주 돌아다니던 양반이었으니까요. 그렇다고 건달이나 양아치는 아녔어요. 오히려 우리 집에서 가장 신념있고 울곧은 사람이었죠. 그래서 어머니 아버지도 별 걱정 안하세요. 어디에 있건, 무슨 일을 하건, 자기 의지로 열심히 살아갈 녀석이라면서 말입니다. 아마 지금쯤 이레데렘눌 깡패놈들 때려잡고 있지 않을까, 그냥 그렇게 생각해요. "

석용은 피식 웃으며 한숨을 쉬었다.

" 그래, 무검회 자경단원이면 그런 삶을 살겠지. 퍽 멋있는 삶 아닌가? "

" 멋있죠 그거. 왜 그 무협지 같은 데서 무검회 사람들은 엄청 멋있게 나오잖아요. 막 최종보스로도 나오고 그러고. "

" 그렇지... "

석용은 다시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 자네 형님도 분명 어딘가에 잘 계실거야. "

노광은 석용의 눈빛에 가득 서려 있는 설움을 보았다. 가족 이야기를 할 때면 항상 눈에 띄는 그 복잡한 표정에, 제 1반의 인원들은 석용과 함께하는 자리에선 가족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석용이 먼저 물어보지 않는 한, 제 1반의 인원들 자신의 이야기나 석용에 대한 호기심 따위는 묻어두는 편이 낫다고 여겼다. 문득, 노광은 그럴 때마다 석용이 과연 이를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석용에겐 그것이 배려로 다가왔을까?

" 어디보자... 도착하려면 족히 1시간은 더 걸리겠군. "

석용은 메일을 읽어보며 중얼거렸다.

" 신입, 시간도 때울 겸 내 얘기 좀 들어볼텐가? "



서로의 혈액형을 따지며 성격이 다르네 어쩌네 하는 얘기를 하는 것처럼, 드라코니언들 사이에선 비늘 색깔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는 이야기가 있다네. 뻘건 놈은 성질이 호탕하고 화를 잘낸다든가, 시커먼 놈은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는 변덕쟁이라든가 하는 그런거 말일세. 내 위로는 형이 한 명, 아래로는 남동생 한 놈과 막내로 여동생 하나가 있었는데, 네 명 다 색깔이 달라서 허구한 날 밥상이 뒤집어지기 마련이었지. 부모님은 두 분 다 나처럼 회색이셨는데, 아버지는 가정에 마음 쓸 겨를이 없는 평범한 회사원이셨고, 어머니는 가계부를 보며 매일같이 한숨을 쉬는 분이셨다. 그래서 여동생이 맨날 그 소리를 했지. 회색들은 숨을 안쉬어도 사는데, 엄마는 항상 한숨을 쉰다고 말이야.

형님은 하얀색이셨지. 나랑 한 살밖에 차이가 안났지만 그리 친하지는 않았어. 시 정부에서 일하겠다고 공무원 준비하던 착실한 사람이었는데, 말수도 적고, 술도 잘 안마시는 사람인데다 진 신도라 더더욱 재미가 없었어. 남동생 놈은 녹색이었는데, 밥벌이도 안되는 독마법 전공하겠다고 맨날 떼를 쓰던 골칫덩이였지. 참나, 그거 독마법 배운다고 뭘 하겠냐고 물어보니까, 별 생각 없다고 하더군. 그러면서 가고싶다는 대학은 올그레브 대학이었는데, 거긴 사립이라 돈이 왕창 깨지잖나. 그래도 뭐, 독마법 점수 하나는 기가막히게 잘나오는 녀석이었지.

여동생은 우리집 자랑이었지. 당당하고 붙임성있고 싹싹한 성격의 보라색 드라코니언이었어. 배우고 싶은게 어쩌면 그렇게 많은지, 도서관에서 매일같이 책을 빌려왔다. 그래서 공부도 잘했어. 주술 시험에서 뱀파이어를 확 꺾어버렸지. 주문시전술로 딥엘프랑 맞대결이 가능한 애였는데, 아마 반장님이 아셨으면 스카웃하자고 난리였을지도 몰라. 거기에 예쁘기까지 했어. 여러모로 집안에서도 집밖에서도 사랑받는 애였다.

난 그런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둘째로 살았고, 그냥저냥한 성적에 평범한 성격으로 무난한 대학에서 대지술을 배우고 있었다. 레포트 때문에 한창 바쁜 날이었는데, 우연찮게 여동생이랑 도서관에서 만나서 집에 같이 가는 길이었지. 오늘 빌린 책이라면서 부여술 전공서적을 보여주는데, 고등학생 주제에 그걸 또 이해하면서 읽었더군. 그게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는 날이었어.

그런데 집에 가까워질수록 분위기가 싸늘해지더군. 싸늘하기보단, 역겨운 느낌이었어. 음식물 쓰레기통 냄새 비슷한 썩는 냄새가 온 사방에 가득했어.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집에 전화를 걸어보니까 전화를 안받으시더군. 무슨 일이라도 났나 싶어서 여동생이랑 같이 뛰어가보니까 집 앞에 뭐가 있었는지 아나?


" ...잘 모르겠습니다. "

석용은 너무나도 괴로운 표정으로 한동안 뜸을 들였다. 노광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를 기다렸다. 그는 양손으로 주먹을 움켜쥐며 말했다.

" 루고누 테러리스트들이었네. "

노광은 순간 섬뜩했다. 8년 전, 노광과 상만이 서로 함께 입시에 실패하며(사실 반쯤 때려친 것에 가까웠다)도시로 상경을 채비를 하던 즈음에 일어났던 테러. 엘리벨론 신도들의 대리석당이 집권하던 시절, 시 의회는 지역 균등화 정책의 시작으로 제 2도시의 인프라를 구축하던 중이었다. 진 신도들의 은빛당은 기존의 도시 중심 질서를 해친다면서, 고자그 신도들의 자유황금당은 막대한 예산 낭비라면서 반대하던 등 우려가 많았던 제 2도시는 루고누 테러리스트들의 대대적인 타락(currupt) 테러가 결정타가 되어 그 계획이 전면 폐기되었다.

'제 2도시 사태' 라고 불리우는 그때, 루고누 테러리스트들은 여태까지의 테러와는 달리 어마어마한 규모의 타락을 일으켰다. 시 의회에서 급파한 경찰특공대와 평등한의료복지연대의 엘리빌론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으로 사망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으나,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적자로 인해 피해자들에게 충분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못하여 대리석당 내각이 조기에 물러나게 되었다. 이 때의 책임으로 대리석당은 아직까지도 선거 때마다 빈번하게 실패하게 되었고, 8년동안 계속해서 은빛당의 집권이 이어지고 있다.

" 공간이 일그러지고, 뭔가에 세게 얻어맞으면서 난 쓰러졌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내 가족들은 전부 흩어져 있었다. 며칠동안 난민들 사이를 헤집어본 끝에야 우리 가족을 찾아냈지만, 다들 하나같이 몸이 흉측하게 변해버린 다음이었다. "

" 돌연변이... "

" 그래. 네퀴젝이건 카코악마건 화염의 구이건 뭘 데려왔는지, 내 형제자매들은 괴이쩍은 몸상태로 있더군. 특히 여동생은 맨정신으로 견디지 힘든 수준으로 몸이 혼돈으로 망가져 있었어. 돌연변이를 치료할 돈을 마련하려고, 대학을 때려치고 여러 일자리들을 전전하며 악착같이 돈을 벌었다. 그래도 돈이 모자라 빚까지 져가면서 겨우겨우 가족의 돌연변이를 지워야 했어. "

석용은 가능한 담담히 말하려고 노력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노광은 아무런 말도 하질 못했다.



" 내 얘기는 이쯤 하지. "

석용은 창문 너머, 아마도 제 2도시가 있던 자리를 바라보았다. 낙엽이 떨어지며 점차 추워지는 가을 분위기 탓인지, 석용의 표정은 더없이 슬퍼 보였다. 노광은 갑작스레 듣게 된 석용의 과거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버거워했다. 그런 노광에게 석용은 다시 한숨을 쉬고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 들어줘서 고맙다 신입. "



-------


* 더 많은 로갤문학이 보고싶다면?
https://m.dcinside.com/view.php?id=rlike&no=143120


* 신작_카타클리즘 문학) Übermensch_00
https://m.dcinside.com/view.php?id=rlike&no=14856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접속자집계

오늘
393
어제
1,812
최대
2,947
전체
1,246,762
그누보드5
사이트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Copyright © webzook.net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